- 202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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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23년차 문화콘텐츠 전문 운용사, 500억↑규모 펀드 조성 中
성장 잠재력과 콘텐츠 기업 간 시너지에 주목...“기술기업 발굴할 것”
설립 23년차 문화콘텐츠 전문 창업투자회사(창투사) ‘미시간벤처캐피탈’이 새 먹거리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점찍었다. 현재 관련 분야에 전문으로 투자하는 5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미시간벤처캐피탈은 메타버스의 성장 잠재력과 확장성이 뛰어난 데다, 기존 주력 투자분야인 콘텐츠 산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23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시간벤처캐피탈은 현재 500억원 규모 메타버스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운용사가 지난달 ‘모태펀드 2024년 3월 수시 출자사업’ 과기정통부 계정 메타버스 분야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되면서다. 주축출자자(앵커LP)인 모태펀드는 300억원을 책임진다. 대표 펀드매니저는 박기덕 파트너가 맡는다. 박 파트너는 미국 메릴린치 등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국제연합(UN) 등에 재직한 이력이 있다.
메타버스 펀드는 미시간벤처캐피탈이 약 3년 만에 새로 조성하는 벤처펀드다. 운용사는 지난 2015~2016년, 2018~2021년 모태펀드 GP로 잇따라 선정됐고, 333억원 규모 펀드 ‘미시간아시아문화중심도시육성’(2021)을 결성한 뒤 투자금 소진에 집중해왔다. 미시간벤처캐피탈은 현재 10개 블라인드펀드를 운용 중이다. 운용자산(AUM)은 2200억원 가량 된다.
펀드의 주목적 투자조건은 메타버스 기반 기술을 지닌 중소·벤처기업에 AUM의 60% 이상을 집행하는 것으로 설계됐다. 해당 기술에는 가상융합기술(XR)·인공지능(AI)·데이터·네트워크·클라우드·디지털 트윈·블록체인 등이 폭넓게 포함된다. 대신 메타버스 펀드는 AUM 40% 이상을 피투자기업의 인수합병(M&A)이나 해외진출에 사용해야 한다. 투자 조건이 까다로운 대신, 기준수익률은 3%로 설정됐다.
미시간벤처캐피탈은 주목적 투자조건에 해당하는 기업들을 주력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특히 ‘산업용 메타버스’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곳도 발굴할 계획이다. 산업용 메타버스는 실제 산업 현장의 업무 환경을 가상공간에 구현한 것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기업은 가상에서 제품을 설계하거나 혹은 시제품을 검사할 수 있다. 그만큼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어, 산업계의 잇단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올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산업용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30년 1000억달러(한화 약 140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 미시간벤처캐피탈은 기존 주력 투자 분야인 콘텐츠 산업과 메타버스가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종 기반기술을 활용해 메타버스 공간을 구축했다면, 그 다음에는 사람들이 응집하고 장기간 머무르며 소비할 내용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미 메타버스와 밀접한 콘텐츠들은 하나둘 개발되고 있다. 대표 사례로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 국내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등을 꼽을 수 있다.
미시간벤처캐피탈은 풍부한 투자경력을 활용해 양질의 기업을 발굴할 것으로 관측된다. 운용사는 지난 2002년 설립된 이래로 문화콘텐츠에 뚝심 있게 투자해왔고, 수 년 전부터 새 먹거리 중 하나로 메타버스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350억원 규모 문화펀드 ‘미시간팬아시아콘텐츠’ 등을 활용해 시각특수효과(VFX) 전문 기업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 3D 애니메이션 제작사 ‘로커스’ 등에 투자했다.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는 봉준호 감독 영화 ‘옥자’(2017) 등의 VFX 작업을 맡았고, 현재 봉 감독과 수백억원 규모의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 구축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급의 렌더링 기술과 관련 데이터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커스는 네이버웹툰 관계회사로 지난 2021년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를 공개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두 기업은 내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미시간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메타버스 펀드를 결성한 뒤 주목적 투자 조건에 해당하는 AI·클라우드·엣지컴퓨팅 등 복수의 기술 기업을 집중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라며 “회사의 주력 투자 분야인 콘텐츠 산업과 기술적 시너지가 나는 기업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타버스는 제조업 등 산업 현장이나 메디컬 분야에도 응용할 수 있어, 숨은 원석들이 많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 뉴스톱 김태호 기자 theo@newsto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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